2019. 6. 28. 08:00ㆍ세상만사
무슨 영화인지 잘 알지도 못하고 응모했던 마담 싸이코 시사회에 당첨됐다.
영화 제목에서부터 스릴러 느낌이 팍팍~
원래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영화 포스터를 보니 이자벨 위페르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가 됐다.
프랑스 영화 '다가오는 것들'에서 이자벨 위페르의 담담하면서도 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드는 연기가 크게 여운이 남았던 적이 있었다.
나도 나이가 들면 이자벨 위페르처럼 세월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웃을 때만은 영락없이 순수한 소녀의 미소를 띠고 싶다.
어쨌든 시사회를 가기 전에 30초짜리 예고편을 봤다.
평소에 피 튀기고 잔인한 스릴러보다 소름 돋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이야기하는 종류의 스릴러를 더 좋아하는 터라 충분히 내 취향의 영화 같았다.
시사회에 응모해본 것도, 당첨되어 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서 시사회에 응모하는 사람도, 당첨되어 보러 오는 사람도 이렇게나 많은지 처음 알았다.
줄거리
영화는 프랜시스(클로이 모레츠)가 평소와 같이 지하철을 타고, 전철 안에서 주인이 깜빡하고 놓고 내린 듯한 핸드백 하나를 주우면서 시작된다.
프랜시스는 주인을 잃은 핸드백을 가지고 역무실에 가지만 하필이면 역무실은 비어있고, 하는 수 없이 집에 가지고 온다.
같이 사는 친구 에리카(마이카 먼로)의 만류에도 프랜시스는 핸드백 속에 들어있는 신분증을 보고 핸드백을 주인에게 가져다 주려 하고, 그렇게 프랜시스와 그레타(이자벨 위페르)와의 만남이 시작된다.
기품있어 보이는 중년의 여성 그레타.
프랑스 억양을 사용하는 그레타는 핸드백을 찾아준 프랜시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그동안 외로웠는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이야기, 프랑스 유학 중인 딸 이야기 등 자연스레 개인사를 털어놓는다.
프랜시스는 전화번호 저장도 서툴고 외로워 보이는 그레타를 보며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된 엄마가 떠올라 왠지 그레타에게 마음이 가고 그렇게 둘은 가까워진다.
프랜시스의 추천으로 외로운 그레타는 반려견을 키우기로 마음 먹게 되고 둘은 같이 반려견을 입양하러 간다.
둘은 그레타의 딸이 다니던 학교를 지나가며 딸 이야기도 하고 그레타의 집에서 같이 요리를 하면서 마치 모녀 사이처럼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듯 했으나, 프랜시스는 우연히 찬장에서 자신이 주운 핸드백과 똑같은 핸드백이 가득한 것을 발견한다.
각각의 똑같은 핸드백 뒷면에는 프랜시스 자신처럼 핸드백을 찾아준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란 프랜시스는 몸이 좋지 않아 집에 가야겠다며 얼른 그레타의 집에서 나오고, 집으로 돌아와 에리카에게 그레타의 집에서 본 여러 개의 똑같은 핸드백 이야기를 해주며 다시는 그레타의 연락을 받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때부터 그레타는 무서울 정도로 프랜시스에게 집착한다.
집 전화 선을 뽑아버려야할 정도로 수없이 전화를 거는 것은 물론, 프랜시스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찾아와 프랜시스를 만나려 하고, 하루종일 레스토랑 길 건너편에 서서 프랜시스를 지켜보고, 집 앞으로 찾아오고, 레스토랑 손님으로 와 행패를 부린다.
급기야 그레타는 프랜시스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프랜시스와 같이 사는 친구 에리카까지 미행하며 실시간으로 에리카를 도촬해 프랜시스에게 전송하고, 그래도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에게 이러면 안된다며 프랜시스를 협박하고 씹던 껌까지 프랜시스를 향해 뱉어버린다.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무서운 프랜시스는 에리카와 머리를 맞대고 스토커 같이 질긴 싸이코 그레타를 떼어낼 방법을 생각해내는데, 자연스럽게 좋게 좋게 멀어지려는 계획을 짠다.
프랜시스는 여행을 가게 돼서 잠시 뉴욕을 떠나게 될 것이라 그레타에게 고하지만, 거짓말이라는 것을 미리 알아챈 그레타는 프랜시스를 납치하고 감금한다.
철두철미한 싸이코 그레타는 프랜시스의 아빠에게는 에리카와 즐거운 여행 중인 것처럼 사진을 보내고, 에리카에게는 아빠와 즐거운 여행 중인 것처럼 사진을 보낸다.
그렇게 그레타에게 속아넘어간 프랜시스의 아빠와 에리카는 프랜시스가 무사히 뉴욕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줄 알지만, 프랜시스는 그레타의 집 비밀의 공간에 감금되어 극도로 공포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프랜시스의 아빠가 프랜시스를 만나러 에리카의 집으로 찾아오고, 그제서야 프랜시스의 아빠와 에리카는 프랜시스가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된다.
프랜시스의 아빠는 딸을 찾기 위해 사설 탐정을 고용하고 사설 탐정은 금방 그레타의 정체가 수상하다는 것을 알아내 그레타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렇게 사설탐정이 그레타의 정체를 밝혀내 그레타의 싸이코 짓이 멈추는 듯 했으나, 본래 정상인은 싸이코를 이길 수 없는 법...
결말
프랜시스를 구해줄 줄 알았던 사설탐정이 그레타의 총에 허무하게 죽어버려 '이렇게 싸이코의 승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프랜시스의 전철을 밟듯 프랜시스 또래의 또 다른 젊은 여자가 그레타의 미끼인 핸드백을 찾아주려고 그레타의 집을 방문한다.
핸드백을 찾아준 새로운 여자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간단한 다과를 대접하고, 옆집이 리모델링을 하느라 시끄럽다고 조용히 해달라 소리치는 장면..
프랜시스와의 첫만남과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을 때, 좀 소름 돋았다.
하지만 핸드백을 찾아다준 여자는 프랜시스를 구하러 온 에리카였고, 예상했던 결말이지만 에리카는 프랜시스와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개인적인 관람 후기
개인적으로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좋았으나, 전개가 너무 엉성했다.
전개가 엉성하다고 느낀 가장 큰 이유는 그레타가 왜 그렇게 딸뻘 되는 여자들만 노리며 그토록 집착하고 스토킹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영화를 보며 추측컨대 외로워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레타가 프랜시스에게 "난 사랑이었어. 너도 그런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레타가 동성애자인 건가? 싶기도 하고..
영화는 왜 싸이코 짓을 하고 다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또 영화 속에서 그레타는 프랑스 억양을 쓰며 프랑스 출신인 것처럼 굴었지만, 사설탐정이 그레타에 대해 조사할 때 밝혀진 바로는 그레타는 헝가리 출신의 전직 간호사였다고 한다.
간호사 시절 마취제 오남용으로 병원에서 잘렸다고 했나?
헝가리 출신인데 왜 프랑스 출신인 것처럼 굴었는지 영화에서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레타는 자신의 딸이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고 했다.
하지만 그레타의 딸 친구? 지인?의 말에 의하면 그레타의 딸은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엄마인 그레타에게 피아노를 배웠었고 상자에 갇히기도 했으며 결국 자살했다고.
영화에서 보면 그레타는 남편의 영향일지도 모르지만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는 듯 보였다.
그래서 딸에게 혹독하게 피아노를 가르쳤던 것일까?
왜 딸에게 정말 말 그대로 손등을 피가 날 정도로 때려가며 피아노를 가르쳤던 것인지 약간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 중간에 프랜시스가 그레타의 집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레타가 방심한 사이 그레타의 손을 제빵 도구로 내리쳐 그레타의 손가락 하나가 잘리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너무 깜짝 놀랐다.
쓸데없이 잔인해서 절로 고개가 돌아갔다는..ㅠㅠ
시사회에 당첨된 덕분에 <마담 싸이코>를 보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돈 내고 영화관에서 봤다면...... 절레절레
솔직히..돈이...아까웠을..것...같..다....ㅠㅠ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게 뭔지 잘 모르겠다.
프랜시스 옆의 에리카 같이 친구를 잘 사귀자?
싸이코에게 이유따윈 없다?
아님 세상은 넓고 싸이코는 많으니 함부로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지 말라는 건가?
안 그래도 길에 떨어진 지갑 주인 찾아주러 주웠다가 되려 지갑에 있던 돈 빼갔다고 도둑으로 몰리는 세상에 이 영화를 보니 더더욱 마음이 삭막해진다.
그치만 이자벨 위페르의 싸이코 연기는 정말 소름끼쳤다.
주변에서 <마담 싸이코>를 보겠다고 하면 굳이 말리진 않겠지만... 나중에 VOD로 보거나 TV에서 방영해줄 때 봐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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