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택시운전사' 실제 인물 김사복-힌츠페터 하늘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2019. 5. 12. 19:27세상만사

 가정의 달인 5월은 참 특별한 달이다.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까지 나의 사랑스러운 자녀와 조카, 한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부모님, 존경하는 선생님께 감사함을 표현하고, 또 황금연휴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5월은 후딱 지나가곤 한다.
 하지만 5월엔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 있지 않는가? 바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일이다.
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2017년에 개봉해 이 영화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절 광주 현실의 잔혹함을 많은 사람들이 되돌아볼 수 있었다.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나 역시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난 뒤, 그  시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떠올려봤었던 기억이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 택시운전사 만섭이 외국 손님 피터를 서울에서 광주로, 다시 광주에서 서울로 통금 전까지 태워주면 택시 요금으로 무려 10만 원을 준다는 말에 혹해 피터를 태우고 광주로 향했다가 광주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을 목격하게 되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이 영화는 개봉 후 약 1200만 명의 관객 수를 돌파하며, 영화 속 실제 인물 호텔 택시 사업 운수업자 故 김사복 씨와 독일 기자 故 힌츠페터 씨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이 쏠리기도 했었다.
작년 5월 故 힌츠페터 씨의 실제 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한 '5.18 힌츠페터 스토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개봉되었을 정도이니까 말이다.

 여기서 잠깐 여담이지만, '5.18 힌츠페터 스토리'는 '택시운전사'에 비해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그 이유로는 영화 홍보나 상영관 등의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드라마나 영화로 접하는 것과 그 당시의 광주 상황을 실제 촬영한 영상으로 접하는 것은 또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니 기회가 된다면 '5.18 힌츠페터 스토리'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5.18 힌츠페터 스토리 포스터

 아무튼 이렇게 영화 속 실제 인물 故 김사복 씨와 故 힌츠페터 씨는 잔혹한 상황을 같이 경험하며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둘만의 유대감을 크게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故 힌츠페터 씨의 생전 인터뷰 영상이 나오는데, 자신을 태웠던 김사복과 재회하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만나지 못했고 김사복 그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달라진 대한민국을 같이 돌아다녀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으니까 말이다.
故 힌츠페터 씨의 소망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故 김사복 씨와 故 힌츠페터 씨는 다시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1975년 김사복 씨와 힌츠페터 씨. 사진=김사복 씨 아들 김승필 씨 제공

 그런데 올해 故 김사복 씨와 故 힌츠페터 씨가 39년 만에 사후 재회를 하게 될 모양이다.
故 김사복 씨와 故 힌츠페터 씨 두 분을 새로운 묫자리로 공동 이장하여 나란히 묻히게 되는 것인데,
현재 故 김사복 씨는 경기도 양주의 청량리 성당 묘지에 묻혀있고, 故 힌츠페터 씨는 자신이 죽으면 광주에 묻어 달라는 뜻에 따라 그의 유품과 머리카락, 손톱 등이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민족민주열사 묘역) 기념 정원에 묻혀 있다고 한다.

故 김사복 씨와 故 힌츠페터 씨의 재회는 작년 12월 경기도 양주 청량리 성당 묘지에 있는 故 김사복 씨의 유해를 광주 망월동 5·18옛묘역으로 이장해서 故 힌츠페터 씨의 기념 정원으로 나란히 묻히는 것으로 결정 난 바 있었다.

 

광주 망월동 5·18 옛묘역에 자리한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故 힌츠페터 씨의 기념비 바로 옆에 정화조와 화장실이 있어 추모 장소로 적합하지 않아 광주 망월동 5·18 옛묘역 내 조금 더 나은 부지에 새롭게 공동 안장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5월 7일, 故 힌츠페터 씨의 부인 엘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씨도 故 힌츠페터 씨의 유품, 머리카락, 손톱 등을 故 김사복 씨의 유해와 함께 새로운 장소로 이장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하여 조만간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장소로 공동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두 분의 만남이 살아생전 이뤄졌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이렇게 뒤늦게라도 두 분의 영령이 만남을 이뤘으면 좋겠다.